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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영상 1: 유튜버 신사임당 님이 그림 유튜버 이연 님을 인터뷰한 영상
- 동영상 2: 유튜브 채널 마보 TV에서 상담 전문가 박재연 님을 인터뷰한 영상
이번 회계사 사무소 사건으로 아직도 내 마음을 괴롭히는 생각 두 가지가 있다. 첫째, 그의 언행이 잘못되었다는 내 생각은 옳은 걸까? 둘째, 그런 내 생각으로 참지 않은 그 내 행동은 옳은 걸까? 위 두 동영상은 이 첫 번째 의문에 대한 답을 주었다. 내 생각이 틀리든 맞든, 그냥 나는 옳다. 그리고 불편함과 불쾌함을 느꼈다면 뒤에 어떤 나쁜 결과가 따라 올지라도 나를 위해 표현해야 한다. 두 번째 의문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그것은 내 머리를 계속해서 맴도는 못난 생각으로서 내가 참아내지 못했던 그 지점들이 조직 생활에 뒤따르는 당연지사이고, 나는 조직 생활에 부적당한 못난 사람인가 보다 하는 것이었다. 첫 번째 동영상 속 이연 님의 표현에 따르면, 그건 단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달리 말하면 '개성'이라는 것이다. '나는 조직 생활을 할 때 그러그러한 부분을 못 견디는 특징을 가진 사람이구나' 라며 내 개성으로 이해하면 되는 거였다. 한국에서 10년 가까이 조직 생활을 하면서도 그런 불편함을 못 느꼈던 이유는 그들은 그런 면에서 불편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땐 나랑 잘 맞았고, 이땐 그저 나랑 잘 맞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지금껏 나에게는 딱히 개성이 없다고 여기며 살아왔다. 이 동영상들을 보고 나니 내가 나의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이 나와 다른 사람들을 구분 짓는 개성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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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은 2020년 8월의 어느 날, 설겆이 하다가 갑자기 '띵' 소리와 함께 영감이 막 쏟아져 나와 급하게 노트에 휘갈겼던 것을 옮겨 적은 것이다. 위 두 동영상은 그 날 보다 한참 이전에 봤던 영상들이었다. 볼 때는 '신선하네' 하는 정도의 감상이었는데 하필 그 날 설거지를 하다가 일어난 일이었다. 그로 인해 나는 뉴질랜드에서의 첫 취업에 실패하고 든 나를 괴롭히는 이 못난 생각들을 한 방에 정리할 수 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더 이상 펑펑 울지 않아도 됐다.
'내 행동은 과연 정당한 것이었을까?
조직은 원래 그러하니 참았어야 했던 것은 아닐까?
내가 너무 나약한 사람인 것일까?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그냥 넘겼어야 했나?
내가 너무 나만 생각했던 걸까?
이민을 위해 이 정도는 감수했어야 했던 걸까?'
그 후 '주부로 지내보기'를 선언하고 나서 채 몇 달이 되지 않아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일종의 자괴감이 들기 시작했다. 설겆이를 하다 문득 생산적인 일이 꼭 돈을 버는 직업만은 아니라는 착상이 떠올라 다른 생산적인 일들에 대해 적어봤다.
- 직업을 갖는 것 (가치 부가에 기여하므로)
- 농작물을 기르는 것 (농작물이 없던 것에서 있는 것으로 생겨나므로)
- 아이들을 돌보는 것 (아이들이 어린이에서 점점 크게 자라나므로)
- 표현하는 것 (표현함으로써 표현을 접한 사람들이 모르는 상태에서 아는 상태로 변하게 하거나, 감정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지금 나는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또한 나는 토마토와 깻잎과 상추와 고추를 기르고 있다. 그리고 표현하고자 한다. 나는 지금 생산적인 일을 아주 많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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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겆이 뿐만 아니라 빨래를 개거나 널 때, 그리고 걸을 때는 영감이 마구마구 떠오른다. 설거지를 하거나, 빨래를 개거나 널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방으로 달려가 노트에 적어둔다. '걷기'를 할 때는 일부러 핸드폰을 두고 가는데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혹시나 잊을 세라 걸음이 빨라지곤 한다. 몸은 움직이고 있으나 아주 단순한 의미 없는 움직이어서 뇌가 쉬고 있을 때 그러나 깨어는 있을 때 아마도 뇌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듯하다. 이런 기막히게 멋진 생각이 나한테서 떠오르다니 할 정도의 아이디어들이 샘솟는다. 그래서 나는 매일 설거지를 하고, 빨래와 걷기를 즐겨한다. 식기세척기를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지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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