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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가지 생각

(독서 후기) 노란문이 있는 책방

 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남편이 도서관에서 빌려 와서는 단숨에 읽어버리는 흥미로운 광경을 보고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은 여러 저자들의 단편 소설 모음집으로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여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주최한 '경기히든작가 공모전'에서 입상한 작품들을 모아 출판한 것이다.  2017년부터 공모 사업이 계속되어 오고 있으며, 내가 읽은 책은 2020년도 제4회 공모전에 당선되어 '꿈꾸는 별'에서 발행한 「노란문이 있는 책방」이었다. 관심이 각별해져 '꿈꾸는 별'을 검색해보니 실제로 존재하는 책방(방문했던 어떤 블로거의 글 https://blog.naver.com/godclue/222473404893)이었다.

 

 

 

 2020년에 발행된 따끈따끈한 한국어 책이 뉴질랜드의 한 작은 지방의 도서관에 오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닌 나를 위한 필연이었다고 머지않은 미래를 위해 지금 이 시점에서 못 박아 두고 싶다. 이런저런 글들을 써보고 있지만 특히 소설은 아직 어느 누구에게도 보여줄 용기조차 나지 않던 나에게 희망을 준 책이라고나 할까?

 

「노란문이 있는 책방」은 대상을 받은 서완 님의 작품 이름을 그대로 딴 것이며, 공모전의 주제는 '서점'이다. 따라서 수록된 단편 소설들의 주된 배경이 서점이거나, 서점이 중요한 역할을 하거나, 서점의 주인이 주인공인 경우가 많았다. 또한 장르도 다양해서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이 책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여 관심을 갖도록 하거나, 읽게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각 소설 별 소개말을 몇 자 적어본다.

 

노란문이 있는 책방

-서완  

  노란문이 있는 책방을 나온 뒤 여자는 자신의 아들이 어린 아이였을 때로 되돌아가는 기현상을 겪는다. 실제 그때는 안아주지 못했던 상황이었으나 이번에는 따뜻하게 안아준다. 다시 노란 문이 있는 책방을 다녀온 뒤 이번에는 자기 자신의 어린아이와 마주치는데... 

 

궤도 밖, 나의 집

-정다인 

5차원의 존재들이 4차원과 3차원의 세계로 이동하는 장치를 개발한 후 2차원의 세계, 즉 책 속으로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의 개발마저 성공에 이른다. 시운전을 해보기 위해 참가자들을 모집하여 훈련을 마치고 각 참가자들은 그들이 원하는 책 속으로의 체험 여행을 시작하는데...  

 

아빠, 아버지

-하랑

평소 아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버지가 위중하시다. 아들에게 편지의 배달을 부탁한 날 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한참 후에야 편지를 배달하러 간 책방에서 또 다른 편지가 아버지 앞으로 배달되어 있었고, 그 후로 그 책방의 그 책장을 통해 아들은 누군가와 계속하여 편지를 주고받게 되는데...

 

 

블루에서 핑크까지

-팅팅

블루아워라는 서점을 배경으로 4명의 친구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다. 또 각자의 인생에서 변곡점을 맞이하게 되는데...

 

 

당신의 시간은 괜찮았나요?

-이재환

자신의 생일날 외로이 혼자 술잔을 기울이던 주인공은 그날 밤 자정 불이 켜진 서점에서 한 책을 구입한 후 20년 전으로 되돌아가는데...

 

 

이 세계의 책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양단우

책방을 운영하며 소설을 쓰는 주인공의 한 마디 때문에 모든 인류가 소멸하고 그 자리에 책을 먹어치우는 좀비들이 대신하는데...

 

 

그저

-조승희

할아버지가 운영하시던 헌책방에서 폭행 사건에 연루되어 입원을 하시게 되면서 주인공은 할아버지를 대신하여 책방의 운영을 잠시 맡게 되고, 그곳에서 평소 단골이었다던 한 여고생을 만나게 되는데...

 

 

우리 서점에선 시간이 흐른다

-임성표

할아버지 때부터 장사를 해왔던 2층짜리 상가 건물에서 주인공의 아버지는 서점을 운영하시다가 돌아가시게 되었다. 주인공은 퇴사를 하고 아버지의 서점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그 건물 지하에는 과거에 다녀올 수 있는 시간의 복도가 있는데...

 

 

코인로커 스토리

-박경아

중견 서점 2호의 개점과 동시에 물품보관함을 둘러싸고 시작된 배설물 테러들은 저마다 사연을 지닌 점원들을 괴롭히는데...

 

 

필연

-신우연

세상의 눈으로 보았을 때 혼기가 찬 주인공에게 3년을 만나 온 남자 친구가 청혼을 해왔고, 직장 상사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던 그때 한 서점에서 책을 사서 읽은 후 다른 결심을 하게 되는데...

 

 

좀비와 책방

-신현훈

퇴사를 하고 책방을 운영하게 된 주인공을 대신해 아내가 다시 직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평소에 책 읽을 틈도 없이 회사 일로 바쁘게 지내던 아내는 그날도 회사 일로 녹초가 되어 돌아왔고, 다음 날 아침 좀비로 발견되었는데 좀비가 된 이는 아내뿐이 아니었으니...

 

태어난 지 너무 오래된 것 같은 여름입니다

-박민해

열네 살이 된 주인공은 스물일곱 된 누나의 문학적인 영향을 듬뿍 받아 여느 아이들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었다. 주인공이 드나들던 단골 책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누나에게 관심이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