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딤 젤란드의 책 「리얼리터 트랜서핑」을 1권부터 3권까지를 두 번 읽고 나서 당장 해볼 수 있는 것부터 해보기로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백번 수긍하면서도 정작 현실로 돌아오면 잊어버리고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였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 하지 않았던가.
1. 대신 상상해주기.
어떤 사람과 함께 있을 때, 특히 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을 때, 혹은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그 사람이 원하던 것을 추측해서 그걸 하며 행복해하는 그 사람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다. 그 사람이 원하는 장면을 대신 상상해주기의 효과는 그 사람으로부터 긍정적이고도 행복한 에너지가 흘러나오도록 하는 데 있다. 물론 그 흘러나오는 에너지는 내가 받을 것이기 때문에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대신 상상해주기의 실천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하겠다고 목표했으나 막상 누군가와 한 공간에 놓이는 순간 놓치고 만다. 그 사람과 대화할 소재를 찾는 데 더 집중하다 보니 자꾸 잊어버렸다. 순간 생각이 번쩍 들었다 해도 그 사람이 원하는 장면이 무엇인지 그 찰나에 떠오르지는 않았다. 게다가 자주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보라. '내가 왜 그 사람이 행복해하는 장면을 떠올려야 하지?' 하는 반발심이 그 사람 얼굴을 보자마자 올라온다. 아직은 연습 단계이다 생각하고 남편에게 시도하는 중이다. 남편이 아기처럼 좋아라 하는 장면을 떠올리면 현실의 남편에게 연민의 감정이 올라왔다. 그런 감정이 들 때면 나 답지 않게도 남편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게 된다.
2. 내 탓하기.
나는 웬만해서는 화가 잘 안나는 사람이다 (남편에게는 예외이지만). 따라서 내가 화가 났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잘못이 있음이 확실하다는 것을 뜻했다. 너 때문에 나는 화가 났다. 너의 말에 나는 상처 받았다.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이 책에서는 화가 나고, 상처를 받고 한 것은 그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다라고 하고 있다. 화의 원인은 이미 내 안에 있는 상태에서 상대방이 건드렸을 뿐이라는 것이다. 남편과 싸웠던 일화를 예로 들면 이렇다. 그 날 우리는 캠핑을 가게 되어 있었다. 바람이 부는 정도가 심상치가 않았다. 나도 은근히 걱정이 되는 찰나 '텐트 날아가면 어쩌지?' 하는 남편의 혼잣말을 들었다. 나는 격분했고, 남편은 뜬금없는 나의 격노에 어이없어했다. 당시 나는 남편이 늘 부정적이어서 또 그런 말을 했고, 그래서 내가 화가 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미 내 마음속에 텐트가 날아갈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고, 나는 그 마음을 부정적이라 여겨 애써 외면하고 있었음을 고백해야겠다. 그때 남편이 나의 마음과 같은 말을 했을 뿐이다. 내가 애초에 그 마음을 가지지 않았다면, 내가 그 마음을 외면하지 않았다면 남편의 그 말을 듣고 화가 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동조했을 것이다. 만약, 나에게 그 마음이 전혀 없었다면, 바람이 불어도 우리 텐트는 끄떡없을 거야 생각했다면, 남편의 그 말을 듣고 그냥 넘길 수 있었을 것이다. 갑자기 끼어든 운전자를 보고 욕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걸 그저 사정이 있겠지 하고 받아넘기는 사람도 있다. 같은 상황을 겪고도 화가 안 나는 사람이 있다면 화가 난 탓을 그 끼어든 운전자에게 돌릴 수 있을까? 화가 난 운전자는 어쩌면 아침에 골칫거리 하나가 생겼을지도, 상사에게 욕을 먹었을지도 모르겠다. 내 감정이 상하게 된 것이 내 탓이라고 여기는 것은 자책감을 느끼게 할 것이라고 염려한 것과는 반대로 오히려 내 삶을 대하는 태도가 주체적으로 바뀐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 감정이 누구누구에 의해 들었다 놔졌다 하고 휘둘릴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나한테서 비롯되기 때문에 내가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생겼다. 나는 더 이상 나의 화를 남 탓으로 돌리지도, 함부로 상처 받지도 않는다.
3. 나의 결점을 드러내기.
이 책을 읽고 사색하기 전의 나는 나의 주장을 강하게 어필하고, 나를 추켜 세우는 것이 다른 사람들과 관계 속에서 내가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어왔다. 그래서 나는 나의 주장이 맞다는 근거는 들이대고, 나의 결점은 감추었다. 그것으로 내가 얻은 것은 높아진 지위나 명예가 주는 승리감이 아니라 초조감이었다. 사실 지위와 명예에 높고 낮음이 있다고 생각한 것도 어불성설이며, 그 위의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한 것도 오만이었다. 또한 내 주장을 강하게 피력했다고 해서 내가 원하던 것을 이룬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반감만 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은 나를 낮춘다는 것의 의미로 나의 내부 의도보다는 상대방의 내부 의도에 집중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을 얻게 하는 데 훨씬 득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실전에 적용하기엔 나에게는 아직 어려운 점이 있어 우선 나의 결점을 드러내는 것으로 나를 낮추고자 한다. 나의 결점을 드러내기로 하자 졸라맸던 허리띠를 풀어낸 것처럼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마음의 평온을 얻은 것만으로도 이미 큰 성과를 얻었다.
4. 취업 편
이 책에는 놀랍게도 취업을 위한 실전 팁도 들어 있었다. 당시 나는 취업을 시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도움이 될까 하여 따로 메모해놓고 읽고 또 읽어 암기하고자 했다. 책은 다음과 같이 네 부분으로 나누어 상당히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또한 앞서 기재한 세 가지도 여기 취업 편에서 도움이 되는 도구들이다. 내가 다시 마음이 바뀌어 취업을 시도하게 된다면 꼭 실천할지어다.
- 매일 할 일: 이미 고용이 되어 즐겁게 일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상상한다. 그 느낌이 생생하도록 상상 속의 슬라이드를 만들어 매일 슬라이드 영화를 돌려본다.
- 이력서 관련 할 일: 고용자의 내부 의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잊지 말라. 이력서 쓰기 전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적어봐라. 원하는 직무를 하나만 골라 그 고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라. 그가 요구하는 자질이 내가 할 수 있는 일 리스트에 있는지 살펴보고 그것을 이력서에 적어라. 고용인이 실제로 사용하는 용어로 바꾸어 표현하라. 자신이 지원자가 아니라 고용인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이력서와 다른 전문가의 이력서를 읽어봐라. 이력서가 작성되었다면 되도록 널리 알리되 너무 힘 빼지는 말라. 알맞은 일자리가 너를 찾아올 것이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듯이 조바심 내지 말고 당연히 온다고 생각하라.
- 면접 관련 할 일: 면접 가기에 앞서 자신의 결점을 인정하라. 감추려고 하면 힘이 들어가고 부자연스러워진다. 그래서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안될 수도 있다고 미리 생각하고 포기한 사람처럼 면접장에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간다. 이제 면접장에서는 중요성을 내려놓아야 사고가 유연해지고 청산유수와 같은 답변을 할 수 있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자 하는 내부 의도는 버려라.
- 마지막 할 일: 취업에 성공하였다면 주문한 것이 도착한 것이다. 놀랄 일도 아니다. 취업에 실패하였다면 그 자리는 당신의 자리가 아니라는 뜻이다. 고요히 다른 자리를 기다리면 나타날 것이다.
'오만 가지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부의 취미; 드라마 같이 보기 (0) | 2021.03.26 |
---|---|
중고 서점의 매력 (0) | 2021.03.26 |
영어 공부 방법에 대한 고찰 - 수줍음이 많은 사람의 관점에서 (0) | 2021.03.24 |
나를 나에게 들킨 느낌 (0) | 2021.03.21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0) | 2021.03.19 |